성경 이해의 열쇠·삶의 지침 ‘언약’에 대한 명쾌한 입문서
백금산의 책꽂이 <4> 언약신학으로의 초대/마이클 브라운·자크 킬 지음/조호영 옮김
[출처] - 국민일보
[원본링크] - https://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4255432
렘브란트의 1635년 작품 ‘아브라함의 제사’. 마이클 브라운의 ‘언약신학으로의 초대’에는 은혜 언약의 통일성과 다양성을 보여주는 아브라함 언약이 나온다.
신학대학원 시절 언약신학 관련 과목을 선택과목으로 수강한 적이 있었다. 강의하는 분이 어렵게 설명했는지, 나의 이해력이 부족했는지 그때는 언약에 대해 강한 인상을 받지 못했다. 언약이란 주제의 중요성을 처음으로 깊이 깨닫게 된 것은 마이클 호튼의 ‘언약신학’이라는 책을 통해서였다. 2006년 유럽의 코스테(KOSTE·Korean Students Mission in Europe) 강사로 바르셀로나로 가는 비행기에서 이 책을 읽으면서 번역까지 하게 됐다. 이후 관련 공부를 하면서 언약에 대한 설교 시리즈를 1년 이상 했고, 언약을 주제로 목회자 사경회를 인도했다. 언약은 이제 내가 성경을 보는 안경이자, 내 삶의 지침이며 성경의 맥을 가르치는 뼈대이자 틀이다.
언약에 대해 공부하다 보니 세대주의, 점진적 언약주의, 새언약주의, 언약적 율법주의, 개혁파 언약신학, 기독교 재건주의적 견해 등 다양한 신학적 해석을 만나게 됐다. 언약에 대한 학위 논문이나 전문 연구서들은 여러 언약 가운데 한 가지만을 다뤘고 개론서는 언약을 성경신학적이거나 조직신학적이거나 역사신학적 연구 등의 한 가지 방식만으로 접근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또 언약에 대한 많은 책은 어렵거나 적용점이 부족했다. 성경의 언약을 총체적으로 다루면서 쉽고 분명하게 말해주는 책을 만나기는 쉽지 않았다.
마이클 브라운과 자크 킬이 공저한 ‘언약신학의 초대’는 언약 공부의 길에서 찾은 보석이다. 이 책을 읽고 난 후 언약과 관련된 여러 내용과 개념들로 복잡하게 얽혀 있던 내 머리가 맑아졌다. 이 책은 개혁파 언약신학의 입장에서 저술한 언약 입문서다. 내용에 있어 종합적이고 방식에 있어 다면적이며, 전달에 있어 쉽고 명쾌했다. 이 책은 서론 부분에서 언약의 정의, 언약의 역할, 언약의 동의어, 기독교인의 삶과 성경 이해에 미치는 언약의 중요성 등을 말한다.
이후 8장에 걸쳐 창세 전에 삼위 하나님 사이에 맺은 구속언약(1장), 타락 이전 하나님과 인류의 대표 아담과 맺은 행위 언약(2장), 타락 이후 최초의 복음으로 불리며 이후 전개될 신자의 구원과 관계되는 모든 은혜 언약의 모태와 씨앗이 되는 창세기 3장 15절의 은혜 언약(3장), 그리고 타락 이후의 신자와 비신자 모두에 관계되는 일반 은혜 언약인 노아 언약(4장), 타락 이후 은혜 언약을 계승 보충 발전 성취시키면서 은혜 언약의 통일성과 다양성을 보여주는 아브라함 언약(5장), 모세 언약(6장), 다윗 언약(7장), 새 언약(8장)까지 성경에 나오는 8개 언약 전부를 다룬다.
또 장마다 언약을 4가지 측면에서 설명한다. 첫째 조직신학적 측면에서 접근한다. 각 언약을 정의하고 중요한 특징들을 말해준다. 둘째 주경신학적 측면에서 접근한다. 각 언약에 대한 성경적 증거를 다룬다. 셋째 역사신학적 측면에서 접근한다. 각 언약이 역사 속에서 중요한 신학고백서와 중요 신학자들에게서 어떻게 전개되었는지를 보여준다. 넷째 실천신학적 측면에서 접근한다. 각 언약이 오늘 우리의 삶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를 적용해준다. 그러므로 이 책은 언약을 다양한 각도에서 보여줌으로써 언약에 대한 균형 잡힌 이해로 이끈다. 언약에 대한 일종의 종합선물세트이자 뷔페 같은 책이다.
왜 우리는 성경의 언약이라는 주제에 대해 공부를 해야 할까. 성경에 대한 해석과 우리 삶에 대한 적용 때문이다. 기독교 2000년 역사는 성경 해석의 역사이기도 했다. 그동안 성경 해석의 역사에서 해석의 열쇠가 되는 성경의 중심 주제를 찾기 위해 노력해 왔다. 지금까지 하나님 나라, 구속사, 예수님, 언약 등 수많은 후보가 성경의 주제로 제안되고 연구됐다. 이 모든 주제는 나름대로 성경의 통일성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나는 이 모든 중요한 주제들이 언약을 중심으로 다 연결돼 있다고 생각한다.
첫째 언약과 하나님 나라는 연결되어 있다. 언약은 하나님이 하나님 나라를 통치해가는 수단이다. 언약은 하나님 나라의 헌법과 같은 것이다. 하나님은 언약이라는 헌법에 입각해 하나님 나라를 통치하신다. 둘째 언약과 구속사는 연결돼 있다. 성경은 구속사를 기록한 책이다. 구속사는 아담 노아 아브라함 모세 다윗 예수님 이야기를 줄거리로 삼고 있다. 이들은 모두 구속사의 시대 전환에서 중요한 기점이 되는 인물들의 언약과 연결돼 있다. 언약은 구속사 드라마의 구조와 틀을 제공한다. 셋째 언약과 예수님은 연결돼 있다. 성경은 한마디로 예수님을 믿으면 구원받는다는 것을 가르쳐주는 책이다.
그런데 예수님을 믿으면 구원받는다는 것이 바로 은혜 언약이고 은혜 언약의 최종판인 새 언약이다. 예수님을 믿고 죄를 용서받아 영생을 얻게 되는 것은 바로 이 새 언약이기 때문이다. 나는 창세기부터 요한계시록까지 성경의 맥을 하나님 나라, 구속사와 언약 중심으로 이해하고 가르친다. 언약은 성경 이해의 열쇠요, 신자에게 삶의 매뉴얼이기 때문이다.
백금산 독서클럽 ‘평공목’ 대표·예수가족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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